HSP(초예민자)로 살아가는 사람의 노력과 극복 (?) 이해 과정들

HSP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하나의 사람으로 살면서 힘들었던 경험과 기억들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30대에 접어들면서 나의 기질과 성격을 파악하게 되었고, 이 저의 일대기와 해결을 위한 과정들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 혹은 위로가 되길 바라며 글을 적어가보겠습니다.

 

HSP라고 깨닫게 된 계기

어릴때부터 '유별나다' 라는 말은 꼬리표처럼 달고 있었습니다. 잠자리가 조금만 불편해도 밤새 울었고  사춘기를 겪기 전 어릴때는 굉장히 외향적인 편이었으나 나이가 들면서 이 기질탓인지 점점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것에 어려움을 느꼈고 특히나 새로운 환경에 가는것은 저에게는 항상 고통으로 다가왔습니다.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은 항상 쉽게 사람들과 친해지지 못하여 방황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된 저는 내향인으로 분류되는 쪽이 가까운 사람이 되었고,  20대까지 단순히 나는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정도로만 생각하였습니다.

 

그래도 친한 친구들은 항상 있었고, 이들과 두루두루 편하게 잘 지냈습니다. 다만 연인관계에서는 항상 큰 어려움이 있어 깊은 관계로 접어들게 되면 제 그 특유의 과민하고 예민함 때문에 발전이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상대를 탓하기에 바빴지만, 몇번의 실패를 거듭하니 문제의 원인이 저에게 크게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는 어느정도 조심하게 되고, 아무리 가깝더라도 그 한계점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크게 발현되지 않았고 저의 예민함과 과도한 통제성은 아주 친밀한 관계인 가족 혹은 연인에게만 발동 되었던거죠. 어릴때부터 저의 예민한 기질을 파악한 사람들은 가족 한정이었고 주변에서는 좋은 평판과 칭찬을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친동생과 같이 살 기회가 생겨 약 1년간 동생과 함께 동거하게 되었습니다. 편한 대상이다 보니 저의 예민함이 건들리면 저는 참지 않고 모든것을 다 통제하고 불평을 늘어놓기 바빴습니다. 하루걸러 하루를 싸웠고, 연인과도 비슷한 문제로 싸우고 헤어진 시기에 동생과도 떨어져 지내게 되면서 저의 예민한 기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HSP로 

서울시시 청년 마음 건강지원 사업으로 마음 심리상담을 받게 되었고, 기질검사인 TCI 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예상한대로 저의 기질은 HHH 유형 매우 과민한 유형에 속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정확히 설문지로 확인하게 되니 또 기분이 좋지만은 않더라구요. 그치만 이를 받아들이고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파악해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우선은 상담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상담사님이 조언을 해준다거나 크게 이렇게해라 하지는 않지만 털어놓는 것, 그러면서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상담사님의 위로의 말(?) 들을 들으면서 전문가는 다르구나 하는 마음도 가지게 되더라구요.

 

우선 저는 다른 사람에 비해서 외부자극에 강하게 반응하는 편입니다. 자동차 경적소리, 크게 소리지르는 상황 등 외부소음에 예민하고, 또 갑자기 누군가가 말을 건다든지 등 청각적 물리적인 자극이 다가와도 쉽게 놀라곤 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사람 많은 곳등을 가면 그 상황들이 저에게는 다 스트레스로 다가오게 되는거죠. 출퇴근길 지하철은 사람들이 지나치면서 칠 수 밖에 없고, 발이 밟힐 수도 있고 옆에 사람이 크게 통화를 하는 상황도 발생하는거죠.

 

그리고 또 운동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헬스장은 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큰 요인중 하나였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서 복작거리고 거기서 바벨등을 쿵쿵 떨어트리는 소리, 사람이 많기 때문에 내가 계획한 운동 루틴대로 할 수가 없는데 그 상황들이 전부 스트레스였던거죠.  

또한 이러한 예민한 사람은 운전하는 상황도 크게 스트레스일겁니다. 본인의 예상과 다른 방식대로 운전을 하니까요. 여기서 끼어들법한 상황이 아니지만, 앞차는 끼어들고 뒷차는 몇초 늦게 출발했다고 클락션을 울리고 운전은 이런 예민한 기질인 사람들에게 정말 힘든 상황임이 틀림없습니다.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노력

관련된 책을 열심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게되고, 내가 그때 왜 그랬었을까 했던 것들 고민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알아가는게 너무 흥미롭고 좋았습니다. 특히 저자 최재훈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추천합니다. 단순히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인지하는 것부터 전 정말 좋은 사람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분명히 그 과정을 알아가는 시간은 재미가 있을 거예요.

 

 

또한 저는 상담을 통해서 이렇게 예민한 기질을 지닌 사람을 위하여 화가 확 올라올때 이를 조금 해소하는 방법도 알려주셨는데요. 즉각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에서 눈을 감고 본인이 안정감,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의 감각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이 감각은 오감으로 나눠서 활용할 수 있는데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으로 느꼈던 안정되고 편안한 느낌을 기억하고 떠올리는 것입니다.

 

저의 안정감을 주는 순간을 공유해보자면, 아주 맑은날 한강에 가서 강물이 햇살에 반사되어 아주 아름답게 반짝이던 윤슬을 떠올립니다. 돗자리를 깔고 누워있는데 하늘에 구름한점 없이 파란 하늘에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저의 뺨을 스칠때 행복감을 느낍니다. 피곤한 하루를 끝내고 조금 쌀쌀한날 극세사 이불 속 전기장판이 주는 따스함을 떠올립니다. 우리는 예민한만큼 행복함도 더 잘 느낄 수 있고, 이런 행복의 순간들도 더욱 잘 수집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행복의 순간들을 기억하고 끄집어 내는 훈련은 분명히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것은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사실, 내가 왜 그랬을까를 이해하는 것은 정말 큰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지금보다 조금 더 평안하고 행복해지길 바라며 글 마치겠습니다.